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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좀 하신다고요?

이 기사의 영어원문 보기

By Chad Stafko

Getty Images

내가 사는 미 중서부의 작은 마을에서 거의 매일 같이 보는 범퍼 스티커가 있다. ‘26.2’ 혹은 ‘13.1’이라고 적힌 작은 타원형 스티커다. 당신이 이 숫자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는 행운의 주인공일 경우에 대비해 내가 설명해 드리겠다. 이것은 운전자나 차에 타고 있는 사람 중 누군가가 마라톤(26.2마일)이나 하프마라톤(13.1마일)을 완주했다는 뜻이다.

달리기 애호가들이 이 스티커를 붙이는 이유는 오직 하나다. 다른 사람들이 자기 성취를 알아주길 바라는 것이다. 그러니 먼저 그들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마음을 전한다. 칭찬도 해줄 수 있다. 자화자찬을 다 끝냈다면 말이다.

달리기에 대한 열정과 거의 필수적인 의식처럼 여겨지는 뽐내기는 왜 등장하게 된 걸까?

나는 거의 매일 도시, 구역, 시골 도로 등에서 달리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그들은 새벽부터 밤까지 언제 어디서나 빛이 반사되는 옷을 입고 도로를 따라 달린다.

달리기의 인기가 갑자기 늘었다는 느낌을 나만 받는 줄 알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러닝USA라는 단체에 따르면 2012년 달리기 행사에 참가해 완주한 사람의 수가 약 1,550만 명에 이른다. 2010년 약 1,300만 명이었던 것에서 늘었다. 이 1,550만 명은 마라톤, 하프마라톤, 10km 달리기, 5km 달리기, 펀런, 나이트 런, 자선 달리기, 그리고 제정신이 아니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50마일 이상을 달리는 울트라마라톤 등에 참가했다.

이들이 땀을 흘리며 달리고 있지 않을 때에는 달리기 잡지를 읽으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독자 66만 명을 보유한 ‘러너스 월드’가 있고 ‘러닝 타임즈’, ‘트레일 러너’, ‘러너스 가제트’ 등 여러 잡지가 있다. 달리기에 대해서 읽는 것이다.

이들은 또 달리기를 하지 않을 때 쇼핑을 할 수도 있다. 달리기 용품 매장에서 말이다. 우리집에서 15마일이 안 되는 곳, 다시 말하면 하프마라톤 거리보다 조금 더 먼 곳에 그런 가게가 있다. 달리기 장비와 의류만 판다. 벌써 몇 년 동안이나 장사를 하고 있는 걸 보니 벌이가 되나보다.

위에서 말한 ‘장비’는 물론 신발과 옷이다. 같은 신발을 스포츠용품점이나 인터넷 쇼핑몰에서 훨씬 저렴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옷의 경우는 다르다. 달리기 용품 가게에 있는 옷에는 달리기 로고, 기운을 북돋아주는 구호, 달리고 있는 사람을 나타내는 이미지 등이 새겨져 있다.

26.2와 13.1이 적혀 있는 범퍼 스티커처럼 이러한 옷에도 분명한 목적이 있다. 그런 옷을 입고 있는 사람은 달리기를 하는 사람, 그리고 아마도 무언가를 완주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다른 사람들이 알아볼 수 있는 것이다.

내 친구 중에도 달리기를 하는 친구들이 있다. 아니, 적어도 이 글을 쓰기 전까지는 그랬다. 몇몇은 내슈빌과 워싱턴DC 마라톤을 완주했다. 한 친구는 보스턴 마라톤까지 뛰었다.

며칠 전 이 중 한 친구가 최근에 달렸던 경험을 말해준 뒤 이렇게 말했다. “내가 왜 이걸 계속 하고 있는 거지?” 내가 어떻게 알겠는가.

도대체 왜, 10마일을 이동할 때 운전해 가는 게 낫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현명한 사람의 차에 치이지 않기 위해 새벽 5시에 일어나 형광 테이프를 두르고 10마일을 달리는가?

나에게 가설이 하나 있다. 격렬한 운동 중에 달리기보다 더 눈에 띄기 쉬운 운동은 없다. 달리는 사람들은 자신이 마을이나 어느 구역의 길을 따라 달릴 때 모든 운전자, 모든 행인, 모든 청소부, 할일 없이 창밖을 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자기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요즘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 더 눈에 띄길 원한다. 셀카를 찍어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지루하다고 외치면 누군가 이 정보에 ‘좋아요’를 클릭해주길 바라는 시대다. 사람들은 주목 받길 원하고 인정 받길 갈망한다. 건강을 유지하고 심지어 재미까지 느끼면서 달리기 같은 것을 실제로 하고 있다면 위와 같은 욕망을 충족시키기에 이보다 더 나은 방법이 있을까? 혼자 달리는 사람은 혼자 퍼레이드를 하는 것과 같다.

나도 안다. 달리기를 하는 모든 사람이 그렇지는 않다는 걸. 꾸준히 달리는 내 친구들 대다수는 인류의 자기 도취를 심화시킨 소셜미디어가 생기기 수십 년전부터 이미 달리기를 했다. 이 친구들은 건강 관리에도 매우 열성적이다. 앉아 있기만 하는 세상 사람들에게 달리기가 어떤 건지 보여주고 있지 않을 때에는 헬스클럽에 가거나 스피닝 수업을 듣는다.

하지만 다른 이들은 어떨까? 쇼핑몰을 어슬렁거리거나 스타벅스에서 시간을 때우면서 자랑스럽게 ‘(무슨무슨) 5km 달리기’ 티셔츠를 입고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이들은 땀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원하는 것을 얻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 멋진 범퍼 스티커가 새로 나온 걸 봤다. ‘0.0’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걸 하나 장만해야겠다.

Stafko는 일리노이주 프리버그에 사는 작가다.


  • ?
    정준영 2014.03.11 17:03
    자랑 좀 한다고. 뭘 그렇게까지.. 작은 자랑들을 인정해주고 고무해줄 때 세계평화가 오는데..
    그리고 마라톤 완주한 사람은 자랑할만 하죠..
    그렇다고 뭐 0.00 표지까지 달고 다닐 것 까지야... 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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